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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칼럼

[생생한 놀이터] 0. 꽃보다 도서관

 

 

 

한의학에서는 마음의 욕심과 몸의 게으름으로 인해 질병이 생긴다고 봅니다. 욕심은 끊임없이 남보다 더 많은 대가를 바라게 됩니다. 게으름은 대가가 없으면 손 끝 하나도 까딱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삐그덕 거리면서 사람은 병이 걸리게 되고 시름시름 앓게 됩니다. 거꾸로 마음의 욕심을 비우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일 수만 있다면 언제나 생생하고 활발하겠지요. 재미가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되고,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반복하더라도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즐기면서 하는 놀이는 질병을 극복하는 근본적인 치유법인 거지요.

 

 

아직도 많은 도서관에서는 억지 공부를 위해 욕심과 게으름을 부추기곤 합니다. 공부인지 강제 노동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지요. 그런데 우연히 페이스북을 페이지를 통해 알게 된 교하도서관은 달랐습니다. 도서관 전체가 마치 놀이터처럼 운영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우징룸에서는 매일 음악이 나온다든가, 아기들이랑 책 놀이를 한다든가, 가족들이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는 프로그램을 하는 것들을 보니 도서관에서 이렇게도 놀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사진) 교하도서관 북스타트 프로그램. 아기들이 책과 도서관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게하고, 지역 공동육아의 의미도 있다.

 

스스로 생생한 주인공이 되어 활발한 달인으로 놀 수만 있다면, 그 인생은 누구보다 건강한 평생일 겁니다. 저 역시 기회가 닿을 때마다 딸과 함께 도서관에서 놀다 보면 재충전이 절로 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도서관이란 '생생한 놀이터'는 그 존재만으로도 훌륭한 치유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교하도서관은 그 비밀스럽고 신비한 힘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합니다. 부디 세상의 모든 도서관이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그 기운이 널리 퍼지는데 작게 힘이나마 보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