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과 프란치스코 교종(敎宗, pope)! 두 사람에게 대한민국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최단 시일 내에 1000만 관객이 관람하는 영화 ‘명량’의 주인공으로 되살아나고, 또 한 사람은 16일 거의 100만 인파가 보는 시복식 자리에서 이미 돌아가셨지만 공경할 분들의 넋을 기리고 되살립니다. 영화를 통해 부활한 보국안민의 수장과 부활을 믿고 돕는 가르침의 의 수장이 광화문 광장에서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군요. 이 글을 쓰는 오늘은 8월 15일 광복절입니다. 내일 광화문에서는 어떤 기운이 휘감기게 될지 기다려지네요.
생사의 프레임 내려놓기
‘방하(放下)’라는 한자어를 아시나요? ‘집착’이나 집착을 일으키는 ‘인연’을 내려놓는다는 뜻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내려놓기 힘든 것이 목숨인데요. 충무공 이순신과 프란치스코 교종 두 분은 바로 목숨조차도 내려놓고 살고 있습니다. 목숨에 집착하면 할수록 목숨도 구하지 못하고 이뤄지는 일도 없다는 걸 깨닫게 하려고 몸소 실천하고 있으니까요. 이점이 지금 우리에게 큰 반향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내려놓는 건 버려 둔 것이 아닙니다. 내려놓는 건 ‘삶과 죽음의 선택’이라는 햄릿식의 ’프레임’이지요. 생사에 휘둘리지 않게 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즉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생생함입니다. 생사의 불안과 공포가 떠난 자리에는 언제나 생생한 감동이 대신 피어오르게 되지요. 두 사람은 가르쳐주는 큰 지혜입니다.
낮은 디딤돌과 든든한 주춧돌
세월호 아이들! 군부대 청년들! 이들의 참담한 소식은 모두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너무 참담한 현실이라 그대로 인정하기가 많은 사람들은 버겁기만 합니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무기력과 우울감이 아직도 거세게 휘감고 있네요. 이 와중에 이분들은 포기하지 않고 희망의 불씨를 밝히고 있습니다.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라고 충무공 이순신은 말하고 있지요. “교회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 낮아져야 한다”라고 프란치스코 교종도 말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표현이지만 한마음으로 내려가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흔들리고 불안하고 걱정될 때는 처음 그 자리, 첫 발자국을 디딘 곳을 잊지 않아야 미래도 담아낼 수 있겠지요. 그래야 종잡을 수 없는 허공이 즉시 사라지면 그 자리에는 든든한 디딤돌과 주춧돌을 언제나 기다립니다.
중심잡기 : 미련 없이 관심 두기
충은 한자로 ‘忠’이라고 씁니다. 한 가운데에 마음을 잘 두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 군데에 마음이 붙어 있으면 ‘환(患)’이 되지요. 마음을 잘 모으지 못하고, 여러 군데로 떠돌게 되면 근심과 질환이 생깁니다. 근심과 질환은 중심이 흔들려 흐트러지는 모습이니까요. 충무공이 백의종군 하면서도 두려움에 떠는 수병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을 수 있었던 건 중심잡기를 잘 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종이 경호 없이도 위험지대를 마다하지도 않고 외로운 소수자를 찾아다니는 것도 중심잡기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러다보니 두 사람 모두 휘둘릴 만한 선택에는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디딤돌과 주춧돌에서 다시 시작하는 일이어야 늘 깨어서 관심을 둡니다. 디딤돌과 주춧돌을 버리면 알에서 깨어나듯 새로운 삶의 변화는 불가능하니까요.
우리는 지금 생사에 얽매여 미련을 놓지 못하고, 낮은 곳에 무관심해서 디딤돌과 주춧돌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요. 어쩌면 프란치스코 교종과 충무공 이순신은 우리에게 이미 희망을 다 보여줬는지도 모릅니다. 중심은 늘 우리 모두라고 하면서 말이죠.
글쓴이 : 이혁재 (신천함소아한의원 원장)
스스로 생생한 주인공이 되어 활발한 달인으로 놀 수만 있다면, 그 인생은 누구보다 건강한 평생일 겁니다. 저 역시 기회가 닿을 때마다 딸과 함께 도서관에서 놀다 보면 재충전이 절로 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도서관이란 '생생한 놀이터'는 그 존재만으로도 훌륭한 치유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교하도서관은 그 비밀스럽고 신비한 힘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합니다. 부디 세상의 모든 도서관이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그 기운이 널리 퍼지는데 작게 힘이나마 보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충무공 이순신 관련 추천도서 *
<칼의 노래> / 김훈. (813-김훈)
<불멸의 이순신> / 김탁환. (813-김탁환)
<난중일기>/ 이순신. (816.5-이순신)
* 교종 프란치스코 관련 추천도서 *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 / 김은식. (238.2-김은식)
<프란치스코 교황> / 위르겐 에어하버 (236.41-에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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