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혁재의 생생한 놀이터 2015.01
공부의 달인 퇴계 이황의 그림과 노래
이황 [ 李滉 ] 1501년(연산군 7) ~ 1570년(선조 3)
<사진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36647&cid=46649&categoryId=46649>
오늘은 공부의 달인인 퇴계 이황 선생의 그림과 노래를 이야기 하겠습니다. 퇴계 이황이 누군지 궁금하다면 천 원짜리 지폐 앞면을 보세요. 거기 계신 분이 바로 퇴계 이황 선생입니다. 1501년에 태어나 1570년까지 퇴계의 일생은 늘 공부와 함께 있게 되지요.
퇴계는 평생에 처사가 되기를 원하여 죽을 때 영정에 벼슬이름을 적지 말고 '처사'라고 써주기를 희망했다지요? 사화로 얼룩진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퇴계 이황은 평생 공부의 길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공부의 길을 우선시한 배경에는 안타까운 가정사도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생후 1년이 못 돼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첫 부인 허씨는 27세에 잃지요. 45세 되던 해에는 을사사화로 친형 이해가 연루되어 처형당하게 됩니다. 재혼한 둘째 부인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었는데, 이듬해인 46세에 사별하게 됩니다. 정쟁에 연루된 친형과 온전치 못한 가련한 부인의 죽음 앞에서 퇴계가 죽는 날까지 끝내 위로받은 건 바로 ‘공부’가 아니었을까요?
퇴계는 문하생을 받아들일 때 여러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한여름 삼복더위에 의관을 정제하고 앉게 한 다음 이것저것 문답을 하지요. 이때 이황은 시원하고 가벼운 옷차림이었고, 제자 되기를 자청한 사람만 잔뜩 차려입고 더위를 참아가며 그와 대화를 주고받아야 했답니다. 그러다보면 중간에 옷을 벗는 자도 있고, 끝까지 참아내는 사람도 있었겠지요. 그렇다면 누가 제자가 되었을까요? 바로 중간에 옷을 벗은 자입니다. 퇴계는 고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에게는 할 말이 있지만, 모질게 참아내는 사람에게는 따로 가르칠 게 없었나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조선 성리학의 또 다른 거목인 남명 조식에게 “오만하여 중용의 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혹평을 합니다. 남명 조식은 대쪽 같고 직설적이고 엄하다 보니, 무인이라면 모르겠지만 학자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 듯합니다.
성학십도 제1장 태극도, 제2장 심학도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75868&cid=46649&categoryId=46649>
공부의 기본은 흐리멍덩하지 않고 늘 깨어있는 것입니다. 퇴계는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했지요. 그러다 만난 주자의 글에서 “마치 바늘이 몸을 찌르는 것처럼, 잠자다가 확 깨는 것처럼” 절실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스스로 깨어있어야 상대의 말과 글을 경청할 수 있게 되지요. 조선 성리학의 한 획을 그은 사단칠정 논쟁 역시 한참 나이차가 나는 젊은 학자 기대승의 말과 글을 경청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논쟁입니다. 퇴계의 깨어있음은 죽기 전까지 이어져 말년에는 어린 왕 선조를 위해 그림 선물을 만들고, 아이들을 위해서 노래 선물을 짓게 되지요. 앞의 것이 『성학십도』이고, 뒤의 것이 『도산십이곡』입니다. 그림과 노래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려는 정성이야말로 공부의 달인다운 큰 선물이 아닐까요?
『성학십도』의 서문에서 퇴계는 "도무형상(道無形象), 천무언어(天無言語)"라고 합니다. "길은 형태가 없고, 하늘은 말씀이 없다"는 뜻이죠. 보이지도 않고 말할 수도 없는 이 길을 찾는 요령을 『성학십도』에서 풀고 있습니다. 아녀자들도 쉽게 이해하게 하기 위해 『성학십도』를 한글로도 번역하지요. 『도산십이곡』이란 노래를 지은 배경은 아이들에 대한 배려입니다. “한
시는 우리 음으로 노래를 부를 수가 없어서 이런 쓰잘데없는(閑事)일을 해 보았다. 나는 악곡의 형식은 모르지만 이 노래를 아이들부터 유행시켜 나가다 보면, 마음속의 비린내와 인색함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의 비린내와 인색함이 없기를 막연히 바라지는 말라는 것이지요. 우리 모두 도산의 그림과 노래를 함께 감상하고 읊어보면서 잘 씻어내는 건 어떨지요?
도산 십이곡
- 저자
- 이재흥 지음
- 출판사
- 어문학사(도)(박영희) | 2011-05-30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이 책의 편저자는 주역의 쉬운 해석과 의미를 더욱 상세하게 설명...
< 참고 >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2-고전문학(중)
함께 읽는 동양철학
- 저자
- 김교빈, 최종덕, 김문용, 전호근, 김제란 지음
- 출판사
- 지식의날개(한국방송대학교출판문화원) | 2006-08-30 출간
- 카테고리
- 인문
- 책소개
- 동양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으로 동양철학에 대...
성학십도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892207&cid=41708&categoryId=41736
도산십이곡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892070&cid=41708&categoryId=41736
위키백과, 이황 http://ko.wikipedia.org/wiki/%EC%9D%B4%ED%99%A9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2 옛소설ㆍ옛노래, 고전문학 중, 휴머니스트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520595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5. 문화사상, 휴머니스트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527456
함께 읽는 동양철학, 지식의 날개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51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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